탈북어민 북송 사진 이례적 공개
통일부가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이뤄진 ‘동료 선원 16명 살해 북한 선원 2명 북송’ 당시의 기록사진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통일부의 ‘자발적’ 사진 공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입니다.
탈북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에 탈북 선원 2명을 판문점을 통해 강제로 북송한 사건입니다.
북한 어선에서 선장의 가혹행위로 불만을 품은 선원 3명이 배에 탄 선장을 포함한 16명의 동료들을 연쇄살인 범죄를 저지르고 배를 몰아 탈북을 하였으며, 이들 중 2명이 11월 2일 대한민국 해군에 나포되었습니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다부진 체격의 보유자로서 특수훈련을 받은 흔적은 없지만 1명은 평소 정권 수련으로 신체 단련을 했고, 다른 1명은 절도죄로 교양소 수감 전력이 확인되었다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둘을 포함해 공범 3명은 기관장ㆍ갑판장 등으로 선원 생활 유경험자였습니다. 반면 살해된 선원들은 대부분 정식 선원이 아니라 선상 경험이 없는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정부 관계 기관 합동 조사에 따르면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고 동료와 공모해 흉기와 둔기로 선장 등 3명을 살해하고, 그 후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이들은 나머지 선원들도 전원 살해하기로 모의하고 취침 중이던 선원들을 ‘근무 교대를 해야 한다’며 40분 간격으로 2명씩 불러내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습니다.
20명에 가까운 장정들이 생활하기에도 비좁아 보이지만, 그들이 탄 선박은 아래쪽의 휴식공간과 조업공간인 갑판이 분리돼있는 구조여서 깊이 잠들어 있던 인원들은 밖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진 비극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을 것으로 관계기관은 추정하였습니다.
이들은 자의로 귀순의향서에 직접 서명을 하는등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국가안보실이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치며 여러 가지 발언의 일관성이라든가 정황을 종합한 결과, 이들 선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흉악범이며, 순수한 귀순 과정의 의사라고 보기보다는 범죄 후 도주 목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 11월 7일 안대를 씌워 판문점에서 강제 북송하였습니다.
정부는 배 안에 혈흔 같은 범죄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점, 범죄사실을 자백한 점을 들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의 경우 북한이탈주민 보호 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 조항을 북송의 법적 근거로 들었습니다. 반면 변호사 협회에서는 북한 주민을 강제송환할 법적 근거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정부에서 법적인 절차 없이 이들을 북송했다는 점인데, 살인 혐의가 있는 탈북자를 북한에서 어떻게 할지는 뻔한 것이기 때문에 재판도 없이 사형을 즉결처분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표류 북한 주민을 북으로 돌려보낼 때는 적십자사가 인계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 당시에는 경찰특공대가 호송을 맡았습니다.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데, 탈북자들이 16명을 살해한 게 맞더라도 2000년 이후 국내에서 범죄 피의자의 호송에 대테러부대가 동원된 사례는 삼호 주얼리호 피랍 사건 피의자들인 소말리아 해적들의 사례 1번 뿐입니다.
그때도 처음 몇 번만 특공대가 동행했고 이후엔 평범하게 교도관들이 데리고 다닌 걸로 미루어볼 때 실제 위험성 때문에 특공대가 투입됐다기보단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보여주기식 행정 성격이 강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북송 사실을 끝까지 몰랐는지 한 선원은 북한군이 보이자 털썩 주저앉기도 하였습니다.
당국의 탈북민 합동조사는 통상적으로 1개월 정도 걸리는데 반해 당시 북한어민 탈북 조사는 3~4일에 그쳤습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그해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기 위해 탈북어민 사건에 대해 정무적인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국정원은 당시 합동조사를 조기 종료시킨 혐의 등으로 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인권침해지원센터도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 국정원·통일부·경찰 실무자 등 총 11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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